대학가에 AI 부정행위 파문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과제 수행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교수와 학생 간,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 불신의 벽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들마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AI 기술이 대학 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문제가 있는 걸까요?
대학 과제 AI 부정 사용 적발을 위한 기술 경쟁
세계 여러 대학들은 AI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표절 검사 소프트웨어인 Turnitin(턴잇인)입니다. 2023년 Turnitin은 AI 탐지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는데, 이는 제출된 과제물 중 AI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을 산출해냅니다.
많은 대학이 이 기능을 마법의 탄환처럼 여기고 있지만, 100%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오류로 인한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과제물이 AI 작성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학생의 글이 AI 작성으로 잘못 판단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영국 베트남 대학의 마이크 퍼킨스 박사는 “AI 탐지 소프트웨어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AI 탐지기의 정확도는 39.5%에 불과했고, 간단한 회피 기법을 사용하면 22.1%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이런 도구들로 적발되는 학생들은 이미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계층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대학 과제 AI 사용을 둘러싼 혼란과 불신
AI 사용에 대한 혼란으로 캠퍼스에는 불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한 학생은 Turnitin의 AI 탐지 점수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수가 ChatGPT를 사용했다고 확신해 부정행위 심사에 회부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경험으로 인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겼고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많은 교수들이 AI로 작성된 과제물을 “언제나 알아볼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습니다. 영국 레딩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ChatGPT가 작성한 답안의 94%가 탐지되지 않았고 오히려 인간 학생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의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학부생은 팀 프로젝트에서 영어 실력이 부족한 동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보고서를 제출하자 AI 탐지기로 확인까지 해보았다고 합니다. 그는 “만약 우리 과제가 문제가 된다면 내가 확인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대화 내용을 보관했다고 말합니다.
학위 취득의 본질적 가치 상실
AI 부정행위 위기는 결국 학위 취득 과정이 얼마나 자본주의적인 면모로 변질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고등 교육은 점점 더 시장화되고 있고, 대학들은 재정난에 시달리며 교육의 질을 희생하면서까지 ‘고객’을 유치하려 합니다.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재정적 압박 속에서 안정적인 졸업 후 진로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음을 고통스럽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대학 교육의 급격한 확대와 함께 에세이 대필 업체들이 성행했듯이, ChatGPT는 학위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평가 절하된 시기에 등장했습니다.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하는 이유는 복잡합니다. 성과에 대한 압박, 시간 관리 능력 부족, 단순한 무지 등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의 문화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부정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의 대학에서 더 빠르게 확산됩니다.
그러나 부정행위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항상 같은 답에 도달하게 됩니다. 바로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입니다. 최근 한 연구에서 폴라 마일스 박사는 “교수-학생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학문적 부정행위를 줄이는 데 강력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을 보면 인간적 상호작용이 부족한 곳에 AI가 그 간극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적 관계 회복을 통한 교육의 본질 되찾기
AI 부정행위 위기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고등 교육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생들을 단순한 숫자가 아닌 실제 사람으로 대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더 많은 일대일 수업, 구술 시험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무엇보다 교수와 학생 간의 인간적 관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직원을 더 고용하거나 학생 수를 줄이는 등의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9,000파운드의 등록금을 내고 학위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고등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입니다.
AI 시대의 대학 교육은 기술과의 싸움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되찾는 여정이 되어야 합니다. 지식 전달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인간적 소통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돕는 곳.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의미의 대학 교육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