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상장폐지? 진짜 그런 회사가 있을까요?

주식시장, 내가 가진 종목이 한 번 거래정지만 떠도 마음이 심란해지는 분들 많으시죠?
특히 ‘상장폐지’라는 말이 뉴스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 그 불안감은 배로 커집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요, 일부 기업이 단순히 부실해서가 아니라 ‘고의로 상장폐지를 유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럼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또 최근 많은 주목을 받은 비덴트 상장폐지 논란은 과연 어떤 내용이었는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보겠습니다.

기업이 정말 고의로 상장폐지를 하나요?

일부 기업은 소액주주 배제를 위해 상장폐지를 택하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고의 상장폐지’로 의심받은 사례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상장폐지는 보통 경영악화나 회계 문제 같은 ‘불가피한 사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대주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유도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주주가 자사 지분을 100%로 확보한 뒤 상장을 폐지하고, 소수주주들을 헐값에 정리하려는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문제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런 경우, 회사가 감사의견을 연달아 ‘한정’이나 ‘거절’로 받게끔 회계자료 제출을 소극적으로 하거나, 주가가 바닥을 치게 만든 뒤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식으로 의심을 받습니다.

기업이 이처럼 고의로 상장폐지를 유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부 감시를 벗어나 독점적 경영권을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상장기업은 감사, 공시, 외부 투자자 등 눈이 많아 여러 규제를 받아야 하지만, 비상장사가 되면 훨씬 더 자유롭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죠. 대주주 입장에선 유혹이 클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한 줄 요약: 대주주는 상장폐지를 통해 소액주주를 정리하고 경영권을 독점하려는 유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례들이 고의 상장폐지 논란을 일으켰나요?

STX팬오션, 코오롱티슈진, 쌍용차는 대표적인 논란 사례로 꼽힙니다.

 

먼저 STX팬오션의 사례를 볼게요.
이 회사는 2013년 STX그룹의 재무 위기와 함께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회계부정, 자금 유용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에요. 결국 헐값에 매각됐고,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손해만 입고 쫓겨나듯 시장에서 밀려난 것이죠.

다음은 코오롱티슈진입니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성분을 속이고 상장을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컸죠. 허위자료 제출이라는 명백한 사기행위였고,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졌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을 위해 일부러 조작한 것 아니냐”는 강한 불신이 제기됐고, 기업의 도덕성 자체가 심각하게 의심받게 됐습니다.

쌍용차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이 회사는 경영난이 이어지다 마힌드라가 투자를 철회하면서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투자 유치 실패로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자금난 때문이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 측이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매각 과정도 불투명했다”며 경영진의 무책임함이 고의 상장폐지를 유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했어요.

요약 포인트: 상장폐지 논란 기업의 공통점은 ‘소액주주 보호 미흡’과 ‘의사결정의 불투명성’입니다.

비덴트는 진짜 고의로 상장폐지를 시도한 걸까요?

현 단계에서는 ‘고의 상장폐지’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비덴트는 최근 가장 뜨거운 상장폐지 위기 이슈 기업 중 하나입니다.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했고, 전·현직 임직원이 500억 원 넘는 금액을 횡령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투자자 불안이 극도로 커졌습니다. 게다가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산 중 핵심인 ‘빗썸홀딩스’ 지분의 소유권이 법원 추징보전 명령으로 일시적으로 불확실해지면서, 외부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점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시장에선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상장폐지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졌어요. 특히 오랜 기간 거래정지가 이어지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덴트는 이후 이의신청과 재감사를 통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기도 하고, 법원에도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상장 유지를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포기한 회사는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해요.

한 줄 정리: 고의로 상장폐지를 추진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으며, 비덴트는 상장 유지를 위해 법적으로도 대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왜 비덴트를 의심하나요?

반복되는 문제와 미흡한 개선 노력은 불신을 낳기 충분합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신뢰는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쌓이죠.
그런데 비덴트는 회계 감사의견 거절이 두 번이나 이어졌고, 내부 임직원의 대규모 횡령도 있었으며, 빗썸 실소유주 관련한 사법 리스크까지 한꺼번에 겹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명확한 개선안을 제시하지 않고 눈에 띄는 경영 혁신이나 투명성 회복에 소극적이었다면, 투자자들이 “고의 아니냐”고 의심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반응이에요.

또, 이 같은 이슈가 벌어진 지 1~2달도 아닌 거의 2년에 가까운 거래정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심각합니다.
이렇게 장기간 주식이 묶인 채로 방치되는 상황에서, 회사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죠.

결국 투자자들은 의심합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뭔가 의도된 것이 있는 게 아닐까?”, “혹시 경영진은 이미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드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핵심 정리: 명확한 의도가 없더라도, 반복된 불투명성과 미흡한 대응이 투자자의 의심을 키우는 주된 원인입니다.

<비덴트 상장폐지 위기? 지금 꼭 알아야 할 비덴트의 현재 상황 총정리>

고의 상장폐지보다 더 무서운 건 신뢰의 상실

 

고의 상장폐지라는 말은 그 자체로 매우 자극적이지만, 실제로 그 의도를 법적으로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결국 ‘신뢰’ 때문이죠. 기업이 성장하고 이익을 내며, 그 과실을 함께 나누는 걸 기대하는 건데, 그 약속이 깨지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집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회사와 경영진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문제에 대응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느냐예요.
단 한 번의 실수보다, 그 뒤의 대처가 기업의 신뢰도를 결정합니다.

비덴트를 비롯한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들이 더는 투자자 신뢰를 배신하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대응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혹시 지금 투자 중인 종목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셨나요?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기업의 공시, 감사의견, 지배구조 등을 한 번 더 꼼꼼히 확인해보세요.

Leave a Comment